독도 문제를 논의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동해 표기 문제이다. 독도가 동해에 위치하기 때문에, 동해 표기 문제는 단순한 표기 문제 뿐 만이 아니라 독도 문제와 직결된 외교문제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차원, 시민단체 차원, 그리고 시민 차원에서 동해 단독 표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이렇듯 중요한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 결정하는 제 18차 국제수로기구 총회가 이번 23일에서 27일 열린다.
지금까지 국제수로기구는 일본해 단독표기를 고집해왔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단체의 지도는 1953년 발간된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자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으로 인해 정부에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 지도를 새로 발간하게 되면서, 한국 정부는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하지 않는다면 책을 발간하는 데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피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일본해 단독표기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최악의 경우 동해의 표기 부분을 공란으로 해서 책을 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이, 표기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영국과 프랑스의 ‘잉글리시채널-라망쉬’ 병기 문제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두 나라 사이의 바다를 잉글리시채널(english channel)이라고 부를지, 라망쉬(la manche)로 부를지의 문제로 대립하다가, 함께 표기하도록 결정한 적이 있다. 베트남과 중국 사이의 통킹만의 경우도, 중국은 ‘베이부(beibu)'라고, 베트남은 ’박보(bacbo)'로 부를 것을 서로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들의 경우와 같이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동해 단독 표기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와 같이 병기를 통해 현실적 타협책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시민들 또한 동해 표기 문제를 단순히 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동해 표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이 국제기구에서 동해 표기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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